에이콘출판사의 200번째 책 『토비의 스프링 3』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미당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 중에서
에이콘의 첫 책은 2000년 9월에 출간된 『Writing Windows WDM Device Drivers』였습니다. 지금은 새로 만든 번역본인『윈도우즈 드라이버 모델 WDM』로 바뀌었지요.

그리고 100번째 책은 2007년 10월에 출간된 『정보 트래핑: 원하는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하는 웹 모니터링 기법』이었습니다. 좀처럼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역자 yuna님과 함께 기념파티를 열었던 기억도 저희 블로그에 생생히 그 기록이 남아있네요.

100번째 책을 내고 난 후로 따지면 근 2년 10개월만, 첫 책을 펴낸 지 근 만 10년만에, 에이콘의 200번째 책이 출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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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예정된 출간일은 지난 8월 5일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인쇄제본소 등 제작사의 여름 휴가 일정과 맞물려 한번 살짜쿵 연기가 됐고, 8월 9일로 잡혀진 출고일. 예기치 못한 제작상의 약간의 문제가 생겨 다시 출간일이 오늘 8월 16일로 미뤄져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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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의 스프링 3, 기다리시던 분도 많고 예약판매도 엄청난(!) 숫자로 급증하던 이  책의 출간은 이토록 험난했습니다. 마음을 졸이고 지냈던 지난 몇 주, 특히 지난 일주일은 좌불안석이었지요.

그동안 저번 블로그에 썼듯이, 평화를 (마나님의) 뱃속에 품고 시작했던 이 책의 저자 토비 이일민님은 8월 초 둘째 하늘이를 낳았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이일민님은 지루해 할 독자들을 위해 다음과 같은 후속 연재를 시작합니다.

[토스3] 테스트를 위한 필드 주입 유틸
[토스3] 스프링 JDBC DAO에 lazy-loading 기능 적용하기
[토스3] 스프링 JDBC DAO에 lazy-loading 적용하기 (2)
[토스3] 매핑 가능한 BeanPropertySqlParameterSource

게다가 남은 뒷이야기를 정리하시고 그간의 모든 인연과 악연을 되돌아보기 위해, 그리고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습니다만) 시인과 촌장 하덕규님이 진행하던 CBS 라디오 방송작가로도 활동하신 특이한 이력을 증명이라도 하듯 토비의 스프링 3이 나오기까지라는 글을 1편부터 4편까지 독자들의 뜨거운 성원(!) 속에 열혈 연재중입니다.

저는 이 글을 읽고 두 번 놀랐습니다. 일단은 그 화려한 필력에, 그리고 그 촘촘하고 무시무시할 정도의 기억력에... ;;;

저를 포함해 글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약간은 오해가 있을 법한 이야기도 은근히 즐기는 것 같아 보입니다. ㅎㅎ 모두들 약간의 성향이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오늘로써 4편까지 이어진 토비님의 후기 연재가 끝날지 모르겠지만, 이 글을 읽는 사람들 모두 아마 한 가지는 확실히 기억할 것입니다.

"책이 한 권 나오기까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이토록 깊은 저자의 고민과 성찰이 담겨있구나."

자, 이제 토비님의 글에 이어 저의 외전을 시작해볼까요?

처음 만났던 편집장님은 말투는 상냥하지만 좀 차갑게 느껴졌다. 인사를 하고 식당으로 가서 식사를 하면서 처음 받은 질문이 아마 "책을 쓰실 수 있겠어요?"였을 것이다.

홍상수 감독의 '오!수정'이나 구로자와 아키라의 '라쇼몽'처럼 서로 다른 기억의 단편을 조각조각 맞춰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1편에서 이야기한 토비님과의 첫만남이 저도 얼핏 기억납니다. 아마 강남역 5번출구 근처의 패밀리 레스토랑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음식을 가져다 먹는 분주한 레스토랑이었지만 평소와 달리 사람이 많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 본 이일민님은 모두가 기억하시는 이미지 그대로일 겁니다. 3년이란 긴 세월을 저자로 모셔왔지만, 최근엔 호주에서 주로 체류하셨기에 자주 뵙지는 못했습니다만, 그 몇 번의 만남 속에서도 전 좀체로 찡그린 표정의 이일민님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늘 온화한 표정으로 말씀하시는 분이거든요. 조금 진지한 이야기가 나올라쳐도 표정은 예의 그 웃음띤 얼굴 그대로입니다.

때문에, 게다가(!) 상냥한 그녀인 제가 아마 차갑게 대했다고 느끼셨던 것은 생전 해보지 못한 저술이라는 작업을 앞두고 암튼 담당 편집자의 기세에 본인도 모르게 눌리셨던 건 아니었나 싶습니다. ㅎㅎㅎ 그 이후로 계약서 초안을 메일로 보내드리고 저자 날인을 2007년 2월 14일에 했네요. 암튼 약간씩의 틈은 있습니다만, 그 오래 전 기억을 이렇게 낱낱이 기억해주는 저자분이 있어서 책을 펴내는 편집자로서 제가 주연이든 조연이든 단역이든 간에 상관없이 그저 유쾌하고 뿌듯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냥 저자를 등치는 악덕 편집자로만 그려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

그러고 보니 토비님의 후기에서도 등장하는 마소 정희용 사장님의 이야기는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당시에는 사장도, 편집장도 되기 이전 평기자셨던 정희용님은 이 책의 탄생에선 없어서는 안 될 고마운 분입니다.

그러고 보면 저희 출판사 최대의 베스트셀러 예제로 배우는 Adobe 플렉스 책과 okgosu의 액션스크립트 정석 책을 집필하신 okgosu 옥상훈님도 정희용님이 소개해주셨습니다. 그러니 어느 하나 귀하지 않은 책이 없으나 우리 출판사의 좋은 저자를 소개해준 일등공신인 셈입니다. 옥상훈님을 통해 START! 트위터와 미투데이의 제이미 박정남님과 책을 내게 됐으니 출판계의 피라미드 인맥은 참 재미있네요.

암튼 저는 여기까지만 정리해도 숨이 턱턱 차오르는데 토비님은 어떻게 그렇게 수많은 이야기를 조목조목 써내려가실 수 있는지. 스프링이 나오기까지의 스토리가 몇 편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책을 사든 독자들이 책에 담긴 지식과 통찰의 깊이가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느끼고, 혹여 나중에 책을 쓰고 싶은 개발자분들께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본에서 잠시 들어와 오늘 들르신 우리 역자 양석호님의 말을 빌리자면 "일본에도 스프링 개발자가 많지만 이런 책은 일본에서도 단 한 권도 찾을 수 없다. 아마 우리 IT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훌륭한 책이 될 거다."라는 말처럼 여러분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좋은 책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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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말에 출시된다던 아이폰4와 토비의 스프링 3 중 어느 것이 먼저 시장에 등장할 것인가를 두고 그간 여러분들이 많이 저울질을 하셨더랬죠. 다음달폰과 다음달책이라고 우스개소리도 많이 돌았구요. 8월 18일 첫 예약판매를 시작한다는 아이폰4 출시소식과 함께, 에이콘출판사의 200번째 책 토비의 스프링3 출간을 모두 함께 축하합니다. 무엇보다도 그간 오랜 시간 동안 기다려주신 여러 독자분들께 감사 말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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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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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친병아리| Aug 16, 2010

    200번째 책을 축하드립니다~~

  • 김홍석| Aug 16, 2010

    200번째 책 출간 축하드립니다.
    0-100까지 7년 1개월인데 100-200은 2년 10개월이라니 놀랍습니다.

    책 겉모습만 봐도 참 멋지게 생겼습니다. =)

  • 영회| Aug 17, 2010

    오랜만에 사진으로 보는 양석호님 못알아보겠는데요.. ^^

  • 이리스| Aug 17, 2010

    참 기대되는 책이군요.
    하지만 분량이.... 저는 다 보는데 1년 이상 걸릴거 같습니다 ^^;

  • 에이콘| Aug 17, 2010

    감사합니다. ^^ 의도하지 않았는데, 경사가 겹쳤네요.

  • 에이콘| Aug 17, 2010

    차장님, 오랜만이세요! :)

    축하 감사히 잘 받았습니다. 이쁘게 잘 나왔죠. 디자이너 김다희씨 작품이에요. Inspired by 박성철님이구요. ^^ 진짜 도움 받은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어느 책이라고 안 그런 책 없지만요.
    곧 뵈면 좋겠습니다. 차장님. ^^

  • 에이콘| Aug 17, 2010

    블로그에 미처 쓰지 못했는데요.

    이 책이 나오기까지 가장 애써주신 영회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아마 저희도, 저자 토비님도 영회님의 물밑작업덕분에 많은 힘을 얻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확실히 저는 아주 아주 큰 도움 받았구요. 정말 감사합니다. 대한민국 개발자분들을 위해 큰 일 하셨어요! ^^

  • 에이콘| Aug 17, 2010

    이리스님, 그러게요. 방대한 책이죠. 하지만 그렇게 오래오래 곱씹고 보셔도 좋을 책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자분도 말씀하셨지만, 스프링 활용에 당장 필요한 기술을 익히시려면 2부부터 읽으시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