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내리막길에서 훨씬 성숙해진다> 임채성 저자와의 인터뷰

삶의 반환점에 선 이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담은 《인생은 내리막길에서 훨씬 성숙해진다》 


“내리막에서 비로소 진짜 나를 만날 수 있다”
― 『인생은 내리막길에서 훨씬 성숙해진다』 임채성 작가를 만나다


우리는 오랫동안 ‘오르는 삶’에 익숙해져 왔습니다. 더 높은 자리, 더 많은 성취, 더 빠른 속도. 하지만 어느 순간, 그 속도가 버거워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문득, 내리막길을 마주한 우리는 처음으로 '삶의 진짜 의미'를 되묻습니다.

임채성 작가는 말합니다. “성공만을 좇던 시선이 멈춘 그 자리에서야 비로소 내가 보였다”고. 그의 신작 『인생은 내리막길에서 훨씬 성숙해진다』는 중년 이후의 삶을 담담하게, 그러나 깊이 있게 응시합니다. 오르막에서 얻은 성취보다 내리막에서 피어난 성찰에 주목하며,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조용한 위로와 확신을 건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임채성 작가의 글 뒤에 숨은 진심과, 그가 말하는 '지혜로운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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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내리막길’이라는 단어가 위로나 격려가 될 수 있다는 게 인상적이에요. 보통 우리는 무언가 ‘내려간다’는 느낌에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끼잖아요. 그런데 책에서는 그 ‘내려감’이 오히려 성숙과 깨달음의 계기가 된다고 말씀하셨어요. 작가님께 ‘내리막길’은 어떤 체험에서 비롯된 통찰이었는지,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셨을까요?

A. ‘내리막길’이라는 표현은 제 인생의 어떤 변곡점에서 비롯된 통찰입니다. 잘 나가던 사업이 서서히 내리막을 타고, 마흔이 넘어서며 가족과의 관계, 오랜 친구들과의 만남도 하나둘 시들어지던 때, 똑같은 세상인데도 뭔가 달라 보이기 시작했어요. 아마, 그때가 제 인생에서는 가장 힘든 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생각이 어두워지니까, 삶도 어두워지고 모든 일이 귀찮더라고요. 그걸 극복하고자 썼던 책이 바로 《인생은 내리막길에서 훨씬 성숙해진다》입니다. 이 책은 그렇게 제가 ‘내리막길’을 걸으며 발견한, 삶의 또 다른 얼굴과 조용한 행복에 대한 기록입니다.” 그런 점에서 《인생은 내리막길에서 훨씬 성숙해진다》는 마흔 이전의 내가 아닌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나고 싶은 바람을 담은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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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가장 낮은 곳에 있을 때 비로소 내가 보인다”는 문장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았습니다. 이 문장을 읽으면서 저는 오히려 ‘가장 높이 있을 때는 내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역설이 떠올랐어요. 작가님께서는 과거 잘나가던 시절, 지금과는 전혀 다른 자신을 마주하신 적이 있나요? 그때는 어떤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셨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늘 자신만만한 사람이었습니다.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고 믿었고, 사실 대부분 해내기도 했죠. 그래서 스스로 대단한 사람이라 착각하기도 했습니다. 마치 낱알이 여물지 않은 벼가 고개를 바짝 들고 있는 모습처럼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게 저다운 모습이기도 했고, 어쩌면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자신감은 여전하지만, 이제는 그 자신감에 시간의 무게와 경험이 더해져,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세상과 나를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이제야 철이 들었다고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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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 책은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닌 것 같아요. 오히려 ‘철학 에세이’에 가깝다고 느껴졌어요. 독자들이 이 책을 읽으며 어떤 감정이나 생각을 먼저 마주하길 바라셨나요? 혹은 이 책을 읽은 독자에게 들었던 인상 깊은 피드백이 있다면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A. 저는 이 책을 철학 에세이라기보다는 한 사람의 보통 사람이 나이 들어가며 삶을 제대로 보고, 철들어가는 과정을 담은 ‘내밀한 고백서’라고 생각합니다. 중년이라는 굴곡 많은 산을 넘어가는 과정에서, 저도 모르게 일기처럼 써 내려간 글이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가족 이야기나, 숨기고 싶었던 개인적인 이야기들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죠. 그래서 솔직히 세상에 공개됐을 때는 조금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나이도 있으니, 그조차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려 합니다. 제 글을 읽은 분들 중에는 특히 중년을 겪고 있는 독자들이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진다’는 말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 그보다 더한 칭찬은 없다고 생각해요. 누군가가 내 글을 통해 ‘그래, 나도 그랬어’ 하고 마음으로 공감해 주는 순간, 그게 바로 글이 할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위로이자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독자분들께서 이 책을 통해 거창한 깨달음보다, ‘나도 이제 조금씩 철들어가고 있구나’ 하는 마음을 먼저 마주해보셨으면 합니다. 그걸 느끼는 것만으로도 삶의 중요한 한 발을 내디딘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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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인생은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다”라는 문장을 읽으며, 무겁던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습니다. 정해진 길에서 벗어나도 괜찮고, 돌아가도 된다는 말처럼 느껴졌거든요. 작가님께 ‘곡선 같은 삶’은 어떤 의미인가요? 최근에 돌아가는 길을 선택했는데, 오히려 더 좋은 것을 발견하신 경험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A. 저는 출판사가 첫 직장이 아닙니다. 첫 직장은 광고회사였어요. 그곳에서 AE로 일하며 3년 동안 광고 카피를 쓰고, 브랜드 메시지를 고민했죠. 그러다가 우연히 출판사 홍보팀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습니다. 그 당시에는 인생의 방향이 조금 돌아가는 느낌이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경험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값진 자산이었어요. 광고회사에서 배운 건 단지 카피라이팅이 아니었습니다. 상품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그것을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전달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그 감각이 출판사 생활에도 고스란히 연결되더군요. 책도 결국 하나의 ‘상품’이자 ‘메시지’를 가진 콘텐츠니까요. 덕분에 책의 본질과 컨셉을 누구보다 빠르게 캐치할 수 있었고, 글을 쓰는 감각도 자연스럽게 기획과 편집으로 이어졌습니다. 당시 ‘네가 실패하면 다른 사람은 당연히 실패할 거다’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이처럼 직선으로만 가는 길이 아니라, 곡선 같은 길을 돌아가며 얻은 경험이 결국 더 단단한 저를 만들어주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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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지막으로, 지금 이 순간 ‘더 나은 나’를 찾고 있는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요? 이 책을 덮고 삶의 방향을 조금 바꿔보려는 사람들, 인생의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누군가에게 작가님이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A. 생각만으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습니다. 인생은 결국 ‘해본 사람’의 것입니다. 지금 당장은 두렵고, 망설여지더라도 뭐든 해봐야 합니다. 해봐야 뭐라도 남으니까요. 잘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해본 경험이 쌓여서 결국 더 단단하고, 더 넓은 나를 만들어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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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er 노선희(shnoh@acornpub.co.kr)
《인생은 내리막길에서 훨씬 성숙해진다》는 
인터넷 서점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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