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인터넷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 10월 16일 강남 메리어트 호텔에서는 ‘구글 디벨로퍼 나이트(Google Developer Night)’가 열렸습니다. 구글코리아가 개최하는 최초의 공개 행사라는 점도 뜻 깊은 일이었겠지만, 개발자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끌었던 것은 역시 인터넷의 아버지 빈트 서프 박사가 참석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빈트 서프 박사는 30년 전 인터넷의 전신인 알파넷(ARPANET)을 개발하며 인터넷의 아버지라는 수식어를 얻게 된 분입니다. 현재는 구글의 부사장 겸 수석 인터넷 전도사로 일하고 있는데요. 디벨로퍼 나이트에서 그는 30년 전 처음 인터넷을 세상에 내 놓을 때와 현재의 인터넷 그리고 미래의 인터넷까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참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호랭이를 가장 흥미롭게 한 것은 인터넷의 아버지인 그 조차도 30년 후인 지금의 인터넷이 이렇게 발달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중 좋은 예가 바로 IPv4겠지요. 1977년 IP 표준을 채택할 때에는 43억 개의 고유한 인터넷 주소면 충분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2011년이 되면 이 어마어마한 IP 주소가 포화상태가 될 거라는 예상입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바로 3.4×10의 38승 개의 주소를 사용할 수 있는 IPv6지요. 설마 30년 뒤에 또다시 이 읽을 수도 없을 만큼 큰 숫자가 포화상태가 되는 것은 아닐 테지요.

빈트 서프는 현대인들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깜짝깜짝 놀란다고 합니다. 컴퓨터가 아니라 휴대폰이나 PDA, 심지어는 MP3 플레이어와 TV도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 이야기를 하면서 아주 재미난 사진을 한 장 보여줬는데요. 바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 방식 컴퓨터를 내장시킨 서핑보드와 서퍼의 사진이었습니다. 그 서퍼는 파도를 기다리는 무료한 시간에 인터넷으로 각종 정보를 확인해 볼 수 있으며, 실시간 기상 정보 등을 통해 언제쯤 커다란 파도가 몰려와 줄지 가름하기도 한다더군요.

빈트 서프가 마지막으로 소개한 내용은 호랭이의 머릿속을 새하얗게 만들어 버리기에 충분했습니다. 캘리포니아의 파사데나에 있는 제트 프로퍼셜 연구소와 함께 우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 프로토콜을 개발하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우주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은 지구에서 케이블이나 무선 전파를 사용해서 하는 인터넷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각 행성들이 자전과 공전을 하기 때문에 시시각각 위치가 바뀔 뿐 아니라, 행성과 행성 사이에는 수많은 전파 방해물들이 있게 마련이죠. 때문에 우주 인터넷에는 아주 강력한 전파를 사용해야 한답니다.

그렇게 강력한 전파를 사용하여 다른 별까지 정보를 보낸다고 해도 시간이 엄청나게 걸린다는 점도 문제죠. 가까운 화성을 예로 들어보면 화성까지 빛을 전달하려고 해도 20시간이 걸리니, 현존하는 아무리 빠른 전파라도 족히 40시간은 걸립니다. ^-^;

아무튼 우주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되려면 엄청나게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겠지만, 2010년이 되면 우주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의 표준이 만들어 질 거라고 합니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중에 ‘별의 목소리’라는 것이 있는데요. 애니메이션이 시작할 때 주인공 소녀가 이런 말을 합니다. ‘세계란 휴대폰의 전파가 도달하는 곳이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다’ 정말 그렇다면 우리의 세상은 점점 더 넓어지고 있는 것이 겠군요.

얼마 뒤 그녀는 우주 전쟁에서 로봇을 조종하는 선발대 멤버로 뽑혀서 우주로 나가게 되는데, 우주에 있는 동안 자신이 좋아했던 남자친구에게 휴대폰을 이용하여 이메일을 계속 보냅니다. 지구에서 멀어질수록 소녀가 보내는 메일이 소년에게 도착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점점 멀어지고 명왕성에서 보내는 메일이 지구에 닿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은 반년이라고 말하지요.

그리고...

이런 내용의 메일까지 보내게 되지요.

2056년 3월 25일 (토)

제목: 여기에 있어요.  보내는이: 미카코

받은날짜: 2056년 3월 25일 오후 2시 54분

보낸날짜: 2047년 9월 16일 오후 1시35분

24살이 된 노보루군, 안녕! 나는 15살 미카코에요.

정말 터무니없고 앙큼하다고 생각했던 이 애니메이션의 내용이 언젠가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하니 등골이 오싹해집니다.

우리의 인터넷,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 걸까요?      - 호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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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랭이님이 백의종군하여 에이콘 블로그에 글을 써주시겠다고 하신 지 어언 한 달 반, 벌써 일곱번째 글을 써주셨네요. 혼자 블로그를 쓸 때에는, 가끔 글발이 안나오는 날이 이어지면 정말 애가 타기도 했는데 제게는 정말 천군만마를 얻은 듯 했습니다. 호랭이님 덕분에 이번 달엔 정말 오랜만에 두자리 수의 포스팅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호랭이님의 따뜻한 블로그 글은 독자들에게도 인기가 많으세요. 여전히 1등 댓글러로도 맹활약 중이기도 하시지만요.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리겠습니다. ^^/   - acornLo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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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kgosu| Oct 24, 2007

    일단은 TV로 인터넷을 하게 되지 않을까요..
    음...아님 인터넷으로  정규 TV방송을 보나?

  • 조동환| Oct 24, 2007

    신카이 마코토를 보시는 분이 또 계셨군요. 별의 목소리는 2002년작이라 아시는 분이 많지 않은데...

  • 에이콘| Oct 24, 2007

    okgosu님, "어떤 일이 벌어질지 댓글을 한번 남겨보세요."해 볼 걸 그랬나요? 호랭이님은 뭐라고 댓글을 다시려나? 잘 지내시죠? (우리 환자끼리 한번 만나야하는데.. ^^;)
    조동환님, 의외로 신카이 마코토 팬은 여기도 많답니다. ^^* 저희 블로그 종종 들러주시나봐요. 감사합니다. :D

  • 호랭이| Oct 24, 2007

    오호 옥고수님의 말씀 곧 실현될 듯합니다. 하나TV 로드맵에 조만간 정규 방송을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더군요.
    조동환님. 사실 저 애니메이션을 볼 때는 참 내용이 희안하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빈트 서프의 강연 이후 다시 보며 과연 별과 별 사이의 거리와 그들의 목소리에 대해 생각하며 다시 한번 음미하며 보니 훨씬 재미있더군요. ㅎ.ㅎ

  • 호랭이| Oct 24, 2007

    옥고수님 댓글을 보니 이런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인터넷으로 TV를 보게 되면 그건 서비스일까요 방송일까요? 네?

  • 지영| Oct 25, 2007

    신카이 마코토 이야기지만.. 저는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도 좋았어요. >.<

  • dawnsea| Oct 26, 2007

    별의 목소리 DVD 산 1인 -_-;;

  • 호랭이| Oct 26, 2007

    캬캬캬 사셨군요! DVD로 사기엔 분량이 좀 짧긴 한데. ㅎ.ㅎ

  • 황상철| Oct 29, 2007

    별의 목소리가 현실이 된다는 이야기. 정말 멋지네요. 역시 대가는 스케일부터가 다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