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남은 이야기...

한글날이 처음으로 국경일로 승격한 자랑스러운 날조차 시대착오적인 북한핵실험의 그림자에 가려 빛을 발하지 못했다는 아쉬운 소식이 들려오는 사이, 저희는 분주한 일정을 마치고 어제 일상으로 복귀를 했습니다. '존재감'을 느끼게 해줬던 따뜻한 안부 인사에 며칠간의 피로가 녹기도 하더군요. :)

어제 온 종일 이것저것 바쁜 일들을 대강 수습하고, 오늘부터 다시 전장에 들어가기 앞서 그래도 뭔가 마무리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현지에서 소식을 전할 때는 나름 기분이 달랐는데, 사무실에 앉아서 글을 올리자니 뭔가 좀 쑥스럽기도 하군요. 멍석편 지 얼마 되지 않은 블로그여서 몇십명의 방문객으로도 내심 뿌듯해하고 있었는데, 하루가 다르게 접속자가 폭증을 하는 수치를 보면서 내심 걱정도 되지만, 얼마 전 만박님이 주장한 블로그 글쓰기 철학대로 그냥  어찌됐든 '내멋대로 블로그글'로 마무리를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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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도 잘 찍을 줄 모르면서 DSLR 카메라를 마치 똑딱이처럼 들고 마구 찍어댔던지라 그래도 몇 개 건질만한 것들이 있네요.

도서전 마지막 방문날, 전시장 중간 마당에 늘어선 가게 행렬 중에 흥미로운 물건을 파는 곳들이 많았는데 하나만 올려봅니다. 저 아저씨가 바로 피노키오의 제페트 할아버지처럼 나무로 깎아 못만드는 것이 없더군요.


Fairshop 공식 기념품 중 하나. To read a book is to read a World라는 글이 보입니다. To read a book is to change a world도 되겠지요.


주말에 프랑크푸르트 시내를 돌아다니는 사과주 전차입니다. 안에 탔더니 다음 주에 결혼한다는 한 남자의 총각파티가 열리고 있더군요. 바지에 영역별(!)로 그림을 그려 기차에 단 승객에게 가위로 자르게 해서 1,2 유로씩에 팔고 있더군요. 티끌모아 태산을 만든답디다. ㅎ 발에 매단 족쇄 나무의 Dorte Harry의 아내감의 이름입니다. 이 총각들의 강압에 못이겨 저도 저렇게 한 조각 잘라 사줬습니다.

마인타워에서 내려다본 프랑크푸르트 시내야경


괴테 생가 / 박물관을 들렀습니다. 오디오 가이드를 한국어로도 서비스하고 있었습니다.


괴테의 자서전 "시와 진실"이라는 책을 읽은 분은 아시겠지만 괴테의 가문은 대단한 재력가이자 명망가였습니다. 어려서부터 음악, 미술, 과학 모든 분야를 섭렵할 수 있는 가문의 분위기가 형성된 셈이죠. 이 마당은 괴테가 좋아했다는 곳입니다.


괴테 여동생 친구의 그림입니다. 그 당시 귀족들 사이에선 중국풍의 문양이나 저런 꽃무늬 무늬가 유행을 했다고 하더군요. 괴테 생가에는 4개층에 걸쳐 10여개의 방이 있었는데 방마다 분위기나 인테리어가 달랐습니다. 그림 속의 여인이 입고 있는 옷의 무늬와 방의 벽지와 무늬가 같은 게 재미있더군요.


할아버지때부터 장서를 모아놓았다는 서재입니다.

몇 층 복도인가에 있던 빨래 압착기입니다.


괴테가 사랑한 여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실제 주인공인 로테의 실루엣 그림입니다. 이 무렵에는 인물 묘사를 쉽게 할 수 있는 간단한 실루엣그림이 유행이었다고 합니다.


출장을 마치고 귀국 직전 프라하에 잠시 들렀습니다. 프라하하면 야경을 빼놓을 수 없다죠. 제대로 나온 사진이 없는데 그래도 하나 올립니다.


1968년 민주화 혁명인 프라하의 봄을 주도한 바츨라프 광장의 바츨라프 기마상입니다. 많은 사람의 희생을 기려 이 동상 앞에는 오늘도 사람들이 바친 꽃들이 놓여있었습니다.


여러 영화에서 너무나도 자주 보아온 프라하의 광경입니다. 그냥 사진기만 들이대도 그림이 되던 도시입니다. -.-


아마데우스의 촬영장소, 대성당 앞 등 프라하 성 안의 곳곳입니다. 중세를 지배했던 왕국의 위용을 볼 수 있습니다. 체코어를 읽을 수는 없었지만, 마리아 테레지아가 써있는 것으로 봐서 그 유명한 마리 앙뜨와네트의 어머니를 기린 곳인가 봅니다. 어려서 베르샤이유의 장미를 탐독했던지라 눈에 번쩍 뜨이더군요.


그 유명한 카렐교와 프라하성의 모습입니다.

프라하... 피비린내나는 민주화항쟁의 성지, 낭만과 연인의 도시, 차고 넘치는 멋진 기념품의 도시, 중세 건축물이 멋진 도시, 날마다 손에 꼽는 음악공연이 즐비하게 있는 음악의 도시, budweiser의 본고장 맥주의 도시... 프라하에 대한 기억은 모두 저마다 다를 것입니다. 저에게는요? 글쎄요... 다시 한번 가보면 제대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


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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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rogue| Oct 14, 2006


    김부장님을 졸졸 쫓아다니던 양아치(?)를 어떻게 용케 떼어버리고 프라하로 도망가셨어요? jrogue군도 프라하 가고 싶다.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