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비친 『초난감 기업의 조건』(1)

지난 11월 20일에 출간된『초난감 기업의 조건』이 이번 주 여러 주요 일간지에 속속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실패학, 경영학 명저의 오류를 폭로하다 - 중앙일보, 2007년 12월 1일자
이 책의 제목은 그 ‘경영학 명저’를 풍자한 것이다. 원제는 ‘어리석음에 관한 탐구(In Search of Stupidity)’지만 내용을 감안하면 번역서의 제목이 낫다. 한때 잘 나가던 첨단 IT기업들이 자기 발등을 찍은 최악의 마케팅 사례를 독특하고 유쾌하게 다루기 때문이다.
초일류 기업의 일류답지 못한 실책  - 전자신문, 2007년 11월 30일자
제목부터 난감하다. 대부분의 이른바 ‘전통적인’ 경영서는 초일류기업이나 성공한 벤처가 되는 조건을 분석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실패하는 방법을 알려주겠다니.
[한줄읽기] 초난감 기업의 조건  - 조선일보, 2007년 12월 1일자
IBM, 제록스 같은 초우량 기업도 왕왕 ‘피할 수 있는 실수’를 저질러서 큰 손실을 보거나 추락한다. 지난 20년간 벌어진 대표적인 ‘나쁜 사례’를 통해 기업이 절대로 해서는 안될 일이 뭔지 설명해준다.
이 외에도 헤럴드경제, 한국일보 등에서도 신간 기사로 다뤄주셨습니다.

기자들께서도 언급하셨고, 우리 블로그를 찾아온 분이시라면 이미 모두 잘 알고 계시듯이 이 책의 원서 『In Search of Stupidity』는 『초우량 기업의 조건(In Search of Excellence)』의 패러디판입니다. 물론 전체적인 기조는 사반세기를 통틀어 IT기업이 어떤 실패담 속에서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는지라 단순한 패러디라고 보기에는 더 많은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합니다.

번역서를 낼 때 가장 고민이 많은 부분은 역시나 책 제목입니다. 이 책도 마찬가지였죠. 더군다나 여타 책도 마찬가지지만 이 책 본문내에도 "stupidity"라는 단어가 계속 등장하기 때문에 어떤 어휘를 선택할까가 책의 색깔을 좌우하는 문제기도 했습니다.

몇몇 분들 입에서 회자되고 있듯이 맨 처음 제목과 표지는 지금과는 달랐습니다. 역자인 박재호님의 블로그에서 포문을 연 첫 제목은 지금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물론 나름대로 책의 내용을 가장 서술적으로 표현한 제목이긴 했지만 뭔가 20%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싶어, 본격적인 제목 고르기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책 내용에서도 계속 언급되는 초우량 기업의 조건? 그렇다면 이 제목을 최대한 살려보는 건 어떨까. 지금은 어느덧 시간이 흘렀다고 기억 속에서 사라져버린 그 수많은 단어들. 초불량 기업의 조건? 캐우량? 초삽질? 훙. 어렵군.-0- 회의실 하얀칠판을 가득 메우며 역자 박재호님과 열띤 난상토론을 거치며 단어들을 골라냈습니다. 그러다가 머리 속을 스치는 생각. 대략난감? 초난감?

난감하다
[형용사]『…이』『-기가』『-ㄹ지가』
1 이렇게 하기도 저렇게 하기도 어려워 처지가 매우 딱하다.
2 맞부딪쳐 견디어 내거나 해결하기가 어렵다.
사실 책에 언급된 기업들의 사례는 읽다 보면 눈물을 머금게 할 정도로 딱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초난감의 발음이 매우 초난감하여 초난강(!)을 떠올리게 한다'는 주위의 우려섞인 시선도 적지 않았습니다만, 지금까지 독자분들의 반응을 살펴본다면 일단 흥미 유발이라는 관점에서는 제격이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이 글을 빌어 좋은 책을 골라 에이콘에 출간 제안을 주시고 『조엘 온 소프트웨어』에 이어 맛깔나는 번역으로 책의 재미를 백만배 살려주신 역자 박재호, 이해영님께 진심으로 감사 말씀 전합니다. 그리고 저희처럼 작은 출판사에서 펴낸 책을 서슴없이 지면에 실어주시고 좋은 글 써주신 기자님들께도 감사합니다. 별다른 큰 후원 없이도 홀로 대견한 첫걸음을 내딛고 있는, 에이콘의 지난 여름과 가을을 불사르게 했던『초난감 기업의 조건』의 행보에 자축의 박수를 보냅니다.

앞으로도 언론에 모습을 비칠『초난감 기업의 조건』의 소식은 계속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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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lyingMate| Dec 01, 2007

    번역서의 작명만큼 난감한 일도 없을 것 같아요!
    저도 박수 보냅니다~ 꼭 사서 볼게요~

  • 호랭이| Dec 01, 2007

    ㅎ.ㅎ 멋지군요. 고민하고 노력하신 결과는 결국 좋을 수밖에 없는 거군요! ㅎㄷㄷㄷㄷ

  • jrogue| Dec 01, 2007

    수동 트랙백 겁니다:

    http://jhrogue.blogspot.com/2007/12/blog-post.html

  • shadow-dancer| Dec 02, 2007

    http://antilove.egloos.com/3512363
    저도 수동트랙백.

  • 에이콘| Dec 03, 2007

    FlyingMate님, 호랭이님. 고맙습니다. ^^
    jrogue님, 뉴스 링크는 jrogue 블로그에서 속보를 전해주고 계시군요.
    shadow-dancer님, 안 그래도 지난 주에 써주신 블로그 글 잘 읽었습니다. 예리한 비평에 감동 받고 연락 드리고 싶은 마음이 불끈 솟구치던 걸요. 댓글을 남기고 싶었는데, 제가 잘 몰라서 그런지 댓글 창을 찾을 수가 없어서 남기지 못했었습니다 --;; 따로 메일 한번 올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런데 바로 위 수동 트랙백 링크는 맞는 건지 확인 부탁드릴게요)

  • shadow-dancer| Dec 04, 2007

    아마 이글루를 제가 회원 한정으로 댓글을 받고 있어서 그럴 듯 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책 부탁드립니다. :3